우리는 대한민국 입니까?  (2006.6)

 


 

 

2006 독일 월드컵.
그 광장의 중심에는 과연 누가 있었을까?


올해도 어김없이 붉은 물결은 광장을 가득 메웠지만, 그 붉은 색이 순수하지 못한 탁한 빛을 띄었던 것은 월드컵이라는 스포츠 축제를 상업적 대상으로 전락시켜버린 거대기업의 홍보전쟁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 속에서 열광하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콘서트장에서 주최측이 보여주는 쇼를 보며 열광하는 방청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용역업체 직원들에 의해 광장을 찾은 시민들의 행동이 통제되는 상황은 더 이상 광장의 주인은 시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 시켜 주었다.

 
이들은 광장에 울타리를 치고 시민들을 통제하고 거기에 한 술 더떠 형형색색의 페이스 페인팅과 자극적인 노출 복장의 쭉쭉빵빵한 도우미들을 전면에 내세워 현장에 나온 사진기자들까지 자신들의 행사를 기록할 충실한 사진사로 만들어 버렸다. 처음엔 뭣도 모르던 사진기자들은 한국전이 되풀이 되면서 항상 앞줄에 나서는 그들에게 의구심을 품게 되었고 소위 그들이 작전 세력 임을 뒤 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순수한 봉사를 내세우던 그 시청녀가 스위스전 한 시간을 앞두고 기업체 직원들이 드나드는 통로를 통해 들어와 경호 요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미리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시민들을 뒤로 밀어 내고 사진기자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홍보의 끝은 어디인가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취재를 위해 나간 시청광장, 그 열광의 응원 열기 속에서 자꾸 내 눈을 거북하게 했던 문구가 있었다.


우리는 대~한민국 입니다.


정작 시청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대한민국이라 표현한 적이 없다. 타자(他者)에 의해 그 울타리에 갇힌 사람들은 그들의 의사와 관계 없이 ~한민국 이 된 것이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이미 수동적인 방청객의 지위를 벗어나 자발적인 홍보요원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한 편의 블랙코메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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