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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룡     http://doc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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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꼭 찍고 싶은 사진은 없습니다



2014.4.30 전남 진도 팽목항






특별히 꼭 찍고 싶은 사진은 없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꼭 찍고 싶지 않은 사진은 있습니다.
바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마음은 그들을 위로하고 함께 아파하고 싶지만 사진기자란 직업은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런 순간에도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그러다 항의를 받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진을 찍을 수가 있느냐고 말입니다.
순간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저도 잘 압니다, 그게 얼마나 폭력적인 행위인 줄을.

흑인 마약중독자의 일상을 기록한 사진집 『코카인 트루, 코카인 블루』의 미국 다큐멘터리 사진가 유진 리처드는
주로 광각렌즈를 사용해 극도의 클로즈업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피사체 대부분은 동성애자나 마약중독자처럼 사진 찍히기를 꺼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처음엔 카메라를 들지 않고 몇 주 동안 그들과 차를 마시고 대화를 하며 친분을 쌓은 다음
그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을 때 비로소 사진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촬영 대상의 거부감이 없는 사진을 찍기 위해 그는
“사진가는 벽(wall)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다큐멘터리 사진가를 꿈꾸던 대학시절 내내 제 신념이 되었습니다.

지난 4월 16일부터 안산에서, 진도에서 거의 매일 아파하는 사람들을 찍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마감과 씨름을 하는 일간지 사진기자 입장에서 ‘벽과 같은 존재’가 되기는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당연히 그들에게 사진기자란 불편하고 귀찮은 존재였을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기록을 해야 하고, 그 사진을 통해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그들과 함께 울어주는 대신 카메라를 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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